마왕, 잘 가요.
난 대중음악적으로 좀 늦된 편이었다. 그랬던 내가, 내가 가진 돈으로 처음으로 산 음악테이프가 1991년 중3 여름에 구입했던 신해철 2집 “Myself”였다. 반 친구 봉석이가 쉬는 시간이면 항상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듣던 음악을 접하고는 바로 샀었고, 그 앨범에 있던 노래 하나하나를 듣고 또 들었다. 특히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는 인트로의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아서 피아노로 따라 치면서 부르기도 했고.. 그 테이프를 처음 산 날, 워크맨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버스 운전석 바로 뒷자리 창가에 앉아 느끼던 (내 서식지가 아니던 거기에 왜 갔는지 모르겠지만) 종로에서의 따스한 햇살의 감촉이 여전히 생생하다. 1992년 고2 여름, 경주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기차 안에서도, 그 당시 광풍이었던 서태지의..
2014. 10. 28.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