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Apr 2013] Boyz II Men: 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

2013. 4. 12. 08:05Art

어제 부서회식에서 2차로 노래방에 갔다. 오랜만의 노래방 방문, 다들 흥에 겨워 즐거운 시간. 특히 명불허전 손변리사님의 "가무"는 모두 정신줄을 놓게끔 하셨다. 손변리사님의 공연 3곡 중 마지막 곡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

작년에 강남스타일 빌보드 2위에 올라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그토록 인기가 많았음에도 아쉽게도 1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럼 그렇게 오르기 힘든 1위에, 그것도 최장기간 머물렀던 곡들은 어떤 곡들이 있을까.
  • 빌보드 최장기간 1위곡은 16주간 1위였던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투맨이 함께 부른 One sweet day..
  • 빌보드 최장기간 2위곡은 14주간 1위였던 보이즈투맨의 I'll make love to you..
  • 빌보드 최장기간 3위곡은 13주간 1위였던 보이즈투맨의 End of the road..
물론 14주간 1위와 13주간 1위는 다른 곡들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보이즈투맨의 노래는 정말 인기가 많았다.

이처럼 보이즈투맨의 주옥같은 곡들이 참 많으나, 보이즈투맨 하면 내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곡은 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

*****

1993년, 더운 여름, 고 2 극기훈련이 산정호수 근처 유스호스텔에서 있었다. 교련훈련을 받은 마지막 세대인 우리는 2박3일 극기훈련 기간 내내 교련복 하나만 입어야만 했다.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사진만 봐도 땀냄새가 폴폴 나는 것 같다.

여기저기서 극기훈련을 하다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저녁에 각 반별로 장기자랑을 해야 한다는 공문(?)이 내려왔고, 우리 반에서는 도연이를 중심으로 해서 호익이, 용준이, 그리고 나까지 4명이서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그때 선택했던 곡이 보이즈투맨의 End of the road.. 한여름에 에어컨도 안틀어지는 찜통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4명이서 노래 가사를 종이에 적어가며 연습했다. 하지만 저녁의 캠프파이어 진행 중 시간관계상 반별 장기자랑은 취소되었다. ㅡ.ㅡ;;;

*****

시간은 흘러 1993년 선선한 가을. 학교에서는 가을축제가 열리게 되었고, 여러 행사 중 강당에서 진행되는 공연신청 공문도 붙었다. 우리 4명은 지난 여름의 아쉬움을 달랠겸 신청하기로 했고, 이때 선택했던 곡이 보이즈투맨의 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

우리는 과감하게도 아카펠라를 시도하기로 했고, 매일 방과 후 도연이네 집에 모여 연습했다. 처음에는 화음도 잘 맞지 않고 힘들었지만 연습을 하면 할수록 완성도는 높아졌다. 자정을 넘겨서까지 연습을 하곤, 집으로 돌아갈 때는 어두운 밤길이 조금 무서워 집까지 뛰어가기도..

드디어 예심이 시작되었고, 예심 직전에 입을 맞춰본 우리는 "이 정도면 훌륭해!"하고 자평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 누군가가 준비해 온 용각산도 한스푼씩 먹고, 드디어 시작.

그런데.. 용각산이 문제였던 건가.. How do I say goodbye로 시작하는 부분을 맡은 호익이가, 시작음을 연습때와 달리 높게 잡아버렸다. 결국 아카펠라 화음도 꼬여버리기 시작했고, 심사를 하시던 선생님께서 중단시켜버렸다. And I'll take with me the memories 부분을 맡았던 나는, 노래는 불러보지도 못하고 화음만 넣고 끝나버렸다. 물론 예선탈락. 우리는 허탈 그 자체..

얼마나 당황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던지. 우리의 그런 예선탈락은 친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농담거리가 되었다.

*****

예선탈락 당시에는 망신당했다는 생각에 하루빨리 기억에서 지우고 싶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학창시절의 기억인지 모른다. 어제 강남스타일을 부서사람들과 함께 부르면서, 20 년 전의 옛기억이 떠올라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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