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2. 16:08ㆍArt
네이버 이웃이신 야나이형님의 "성지순례'라는 덧글에 힘입어(?) 성지순례 2탄으로 오늘 들은 음반 소개..
오늘 사무실 내 방을 울리는 음악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얼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43..
이 곡의 두 번째 악장의 두 대의 바이얼린들이 서로 주고받는 부드러운 선율과 그 조화가 아주 일품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네 가지 음반들 중 하나는 위의 안네 소피 무터와 살라토레 아카르도의 1983년 녹음..
무터가 20살, 아카르도가 42살일 때 협연하며 녹음..
남녀 연주자들의 녹음이라는 선입견때문인지.. 이들이 연주하는 2악장을 들으면 연애의 감정이 느껴진다..
대위법적으로 서로 얽히고 설킨 두 바이얼린들 선율이, 마치 꼬옥 포옹하고 서로를 탐하는 남녀같은 느낌..
그나저나 이 음반은 중고등학교 절친인 철규에게 그 친구가 결혼하기 전인 10여년 전 선물로 줬는데..
지금 이탈리아에 있는 그 친구가 이 음반을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을런지 모르겠다. ㅋ
네 가지 음반들 중 다른 하나는.. 부자지간인 데이비드 오이스트라흐와 이고르 오이스트라흐의 1972년 녹음..
이들이 연주하는 2악장은.. 역시 부자지간의 연주라는 선입관 때문인지.. 부자지간의 정이 느껴지는 듯하다..
두 대의 바이얼린들의 선율이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듯한, 그런 부자지간의 정..
아마도 오이스트라흐의 따스하고 인간미 넘치는 연주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으리라..
아들이 세상으로 처음 나아갈 때 뒤에서 조용히 버팀목이 되어 주고 뒷받침해주는 아버지의 배려,
나이들어 지친 아버지의 의지가 되고자하는 아들의 정성..
내게 재완이가 있기 때문일까. 이젠 오이스트라흐 부자의 연주가 더 따사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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