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Aug 2004] 4박5일의 중국여행, 셋째날 - 장가계의 십리화랑, 금편계곡 & 황룡동굴.

2004. 9. 7. 08:34China 2004

아침 7시,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그쳐있었다. 엷은 흰 구름이 사방에 가득하기는 했지만 얼마나 반가웠는지. 오늘의 일정은 십리화랑, 금편계곡, 그리고 황룡동굴이다. 이곳들을 둘러봄으로써 장가계 관광을 끝내고, 저녁 비행기로 다시 북경으로 돌아간다. 호텔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먼저 십리화랑으로 향했다.


십리화랑(十里畵廊)의 모노레일.

십리화랑이라는 뜻은, 십리에 걸쳐 그림같은 풍광이 펼쳐진다는 뜻이라고 한다. 어제의 천자산 및 원가계 등이 위에서 아래를 보면서 풍광을 즐기는 것이라면, 이곳 십리화랑은 아래에서 위를 보면서 풍광을 즐기는 곳이다.

위 사진과 같은 모노레일을 타고 관람(?)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천천히 가다가, 종점(?)에서 내려서 대략 20여분간 주변을 보고,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처음 위치로 돌아오는 것. 사실 위 모노레일 사진은 출발할 때 찍은 것이 아니라 종점에서 내린 후 찍은 것이나, 제일 먼저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

자, 그럼 심리화랑의 주변 풍광들을 사진을 통해 감상해볼까~


출발 직후의 모습.


가족 봉우리(?). 제일 왼쪽이 엄마, 오른쪽이 담배를 피고 있는 아빠, 가운데가 아이.


약초바구니를 둘러메고 약초캐러 가는 할아버지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종점에 있는 세자매 봉. 앞의 두 언니는 아이를 등에 업고 있고,
마지막 막내는 배가 불룩한 것이 임신한 것이라고 한다.


세자매봉 앞에서의 멋진 기원이.. ^^v

십리화랑 관광을 마친 후, 금편계곡으로 향했다.


금편계곡(金鞭溪) 초입에서의 중국인 아낙네. 등에 메고 있는 목제 아이 받침대(?)가 특이했다.

먼저 금편계곡에 대한 상투적인 소개.. ^^

금편계곡은 장가계 삼림공원의 동부에 위치한 계곡으로, 금편이라는 이름은 금편암(金鞭岩)을 지나서 흐른다는 데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서쪽으로는 비파계로 모여들고, 동쪽으로는 삭계로 들어가는 한 줄기의 깊고 고요한 협곡이다. 뱀처럼 꼬불꼬불하게 늘어서 있는 돌길은 전체 길이가 7.5KM로, 통과하는 데에 약 2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길 옆에 천여 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고,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어서 공기가 상쾌하며 한적하다. 이 곳에는 많은 진귀한 나무와 꽃, 풀, 살구나무, 해당화 등이 자라고 있어서 관광객들에 많은 볼 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금편계곡 초입에서 바라본 산봉우리들.


역시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산봉우리들.


금편계곡을 따라 걷다가 보았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정답은 수차. 수차를 발로 돌리고 있는 여인의 옷차림이 참 화려하다.


다시 금편계곡 초입으로 돌아와 찍은 단체사진. 인솔자인 박문수씨가 찍어줬다.


금편계곡에서 대략 12시경 나와 점심식사를 한 후, 2시경 진주 상점에 갔다.


진주 조개.

패키지 관광의 경우, 이런 식으로 쇼핑하는 곳에 데려가기도 한다. 뭐 여행 전에는 이런 것에 그다지 좋지 않게 생각했는데,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중국 패키지 관광에 끼어있는 쇼핑은 괜찮지 않나 싶다. 대부분 현지 산물에 대한 것이어서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곳 장가계는 호남성(湖南城)에 속해있다. 호남성 지방은 호남성이라는 이름 그대로 호수의 남쪽에 있다는 뜻인데, 바로 동방호의 남쪽에 있다는 것. 그리고 세계 양식진주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그 40%가 이곳 동방호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쇼핑장소에 들어가면, 유창한 한국말로 진주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살아있는 진주 조개를 직접 열어(?) 진주를 보여준다. 위 사진의 진주조개에는 대략 30개의 자그마한 진주가 들어있었다. 처음에는 놀랐으나, 그 정도가 평균이라고 한다.


못난이 진주목걸이들.

진주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세 요소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빛, 두번째가 형상 및 흠집 유무, 마지막이 크기라고 한다.

위 사진의 목걸이들은 막 뭉쳐있는 것으로 척 보아 알 수 있듯이, 좀 못생긴 진주들로 만든 진주 목걸이다. 위 목걸이는 만원. 물론 이 매장에는 한알에 200만원짜리도 있었다. 더 이상의 진주 사진은 못찍게 하더라.

이곳에서 어머니께 드릴 싼(^^) 진주 목걸이를 하나 살까 했는데, 중국인들의 에누리를 도대체 믿을 수가 없어서 그만두었다. 진주 한알이 심플하게 펜던트에 박혀있는 것을 사려고 했는데, 처음에는 3만5천원인데 3만원에 주겠다는 것이었다. 찜찜해서 괜히 물어봤다 싶어 안사기로 마음먹었는데, 계속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귀찮게 했다. 그래서 내가 만원이면 산다고 하고, 만원이 아니면 절대로 안산다고 했더니 2만5천원에 판단다. 그래도 내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니 2만원까지 내려왔다.

이쯤 되니 정말 얼마짜리인지 알 수가 없어서 안사기로 굳게 마음을 먹고 관광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오르기 직전, 갑자기 그 점원이 뛰어나와서는 그럼 만오천원에 사란다. 최저가격이라며.. 그래도 난 꿋꿋이 만원을 외쳤고, 결국 그 점원은 날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보며 돌아갔다.

생각건대 만오천원이 최저가격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만오천원에 살껄 하고 조금 후회했으나 이미 지나간 일.

북경의 노점상에서도 에누리가 심하지만, 북경의 상점들은 에누리가 없다. 이곳 장가계에서 내가 겪은 것과 같은 것을 다른 외국인들이 많이 겪으면서, 오히려 외화소비가 줄어들게 되자 중국 정부가 북경에서만큼은 원 가격을 고시하여 정찰제로 바꾼 것. 아무튼 장가계에서의 진주 상점, 기억에 남는다.

두시경, 진주 상점에서 나와 황룡동굴에 도착했다.


황룡동굴(黃龍洞) 입구.

먼저 상투적인 소개 다시한번.. ^^

무릉원의 제일 동쪽에 있는 삭계곡의 북단으로 7km 떨어진 곳에 있는 이곳은 1983년에 발견된 곳으로, 지각운동으로 이루어진 석회암 용암동굴로서 중국 10대 용암동 중 하나다. "중화최대의 아름다운 저택", "중국의 국실(國室)", "종유동 중의 최고"라는 이름들이 따라다닐 정도로 그 아름다움이 곳곳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상하 총 4층으로 되어 있으며 총 면적은 618ha, 동굴을 지탱하고 있는 종유기둥의 길이를 모두 합한 것이 14,000m 에 달하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 동굴내에는 1곳의 물고(물구덩이)와 2곳의 하류, 3곳의 폭포, 4곳의 연못, 13개의 궁정, 96개의 길이 있고, 각각 석유, 석주, 석화, 석복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 정해신침(定海神針)이라는 곳은 황룡동에서 가장 기이한 풍경을 가진 곳으로 유명한데, 종유석으로서 높이가 27m에 달한다. 이곳은 1998년 중국 평안보험공사라는 보험회사에서 1억원(인민비)의 보험을 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이곳 외에 미궁(迷宮), 용궁(龍宮) 등 기이하고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황룡동굴 안의 호수의 선착장.

황룡동굴 안에는 정말 커~다란 호수가 있다. 그 호수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꼬불꼬불한 물길을 지나는데, 대략 15분여 정도 되는 것 같다. 배를 타는 시간만 이렇고, 동굴 안에서 헤맨 시간만 대략 2시간. 그 크기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고수동굴? 비교도 안된다..

동굴 안이 어두워 사진찍기가 힘들었다. 각 사진의 메타정보를 보면 알겠지만, 셔터스피드가 대략 1초 이상이다. 당연히 손으로 들고 찍으면 흔들리기 마련. 당연히 삼각대는 없었기에 주변의 석주 등에 카메라를 꼬옥 대고 찍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잘 나온 사진을 몇장 보며 감상해보자.



이루어지지 못할 만남.. 1000년(잘 기억 안남) 전에 성장을 멈춰, 석주가 될 수 없단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용암동굴에 석순, 석주 등이 있다니.

우리나라 제주도의 협재굴에 가면, 용암동굴인데도 석순, 석주 등이 있다. 이것은 용암에 의해 동굴이 형성된 후, 그 용암 동굴 위에 있던 석회석들이 지하수에 녹으면서 용암 동굴 내에 석순, 석주 등을 만든 것. 세계적으로 희귀한 경우라고 한다. 그러나 제주도의 협재굴의 석순, 석주 등은 아주 조그마해서 '아 그런가보다' 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곳 황룡동굴은 그 규모 뿐만 아니라 석순, 석주 등의 크기와 숫자에 있어서 제주도의 협재굴이 비할 바가 아니었다.



오른쪽 계단의 사람(자세히 보면 움직여서 희미한 사람이 있다)을 보면
동굴의 거대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다.


황룡동굴을 끝으로, 장가계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북경으로 돌아갔다. 저녁식사를 하고 오후 9시 비행기를 타고 출발하여 11시 반에 북경도착.


북경공항의 짐 찾는 컨베이어 벨트. 참 이쁘다.


북경에서 머문 호텔의 방. 장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난 인솔자 박문수씨와 함께 숙박했다.

북경에서 머문 호텔은 세기원양(世紀遠洋)호텔로, 영어로는 Best western beijing이라고 되어 있었다. 역시 사성급호텔이었는데, 장가계에서의 호텔과는 비교가 안됐다. 제대로 된 사성급호텔이었다. 사진상으로는 장가계에서의 호텔 사진과 비슷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 아, 역시 난 도시가 좋아~

장가계에서는 산수의 자연미를 즐기는 여행이었다면, 북경에서는 명청대의 유물들, 특히 건축물들을 둘러보는 인공미를 즐기는 여행이다. 과연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놀라움을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