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Oct 2001] Canada Thanks giving day party

2004. 6. 7. 17:33Thought

친동생 기석이의 글나의 답글

오늘(월)은 이곳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이야.. 미국 추수감사절 보단 조금 일찍 찾아오는데 이유는 캐나다가 북쪽이라 더 추워서 추수를 일찍한다나? ^^

어제는 일요일이라 언제나 그렇듯 캐내디언 교회에 갔지.. 찬송가를 부르고.. 잘 들리진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처음보단 알아듣는 양이 늘어가고 있음을 아주 조금씩 느끼며 설교를 듣고... 예배가 끝나고 '친교의 시간'에서 재캐나다 일본교포 토루와 필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필립이 토론토 외곽에 있는 (우리 나라로 치자면 구리시 정도 될까?) 스카보로라는 곳에 자기 부모님 집에 같이 가자는 거야.. 추수감사절 파티한다구.. 쿠쿠.. 즐거운 경험이 되겠구나하는 생각에 OK를 했지.. 중국인 이민자 '항'이란 녀석이랑 한국인 '동희'랑 셋이서 필립의 차를 타고 스카보로로 향했어..

가는 도중에 필립의 94세 할아버지를 만나고 가자는 제안에 캐나다 실버타운에도 가봤지.. 큰 빌딩에 한마디로 말하면.. 고급 양로원인데.. 몸이 많이 불편한 노인들 수용소더군 -..-;;;

한달에 150만원을 내면서 있는 곳인데 시설은 훌륭하더라구... 간병인들(대부분 흑인.. 간혹가다 보이는 아시아계)도 많이 있구... 그런데... 좀 불쌍하더라..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외롭게 말이야..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많더라......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았어.. 우리로 말하면 '추석'인데.. 가족들이랑 떨어져서 저게 뭘까.. 라는 생각도 들고..

암튼.. 필립네 집엘 도착했지... 오호.. 훌륭하고 깨끗하고 큰 집이더라구.. 필립이 토론토대 약대를 졸업하고 지금 제약회사 연구원인데.. 필립 아버지,어머니,필립 남동생 두명도 토론토대학을 나왔대.. 우리로 굳이 말하자면.. 약간 어폐가 있을지 모르지만 서울대 집안이라고 하면 될라나?... U of T 자부심도 대단하더군.. 내가 보기엔 왠만하면 다들 가는게 U of T 인거같던데.. -..-;

전형적인 상류층 가정이었어.. 글구 지금 30살인 필립이 초등학교 저학년때 필립네 가족이 한국 경상도 월성에서 살았다더군.. 필립 아버지가 원자핵공학과 나왔거든..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서 몇년간 일했다더라구.. 그래서 한국인에대한 배려가 크더라.. ^_^ 벽에 한국화 그림도 많이 있구.. 식탁위에도 한복입고 춤추는 전통 소녀 인형도 두개나 놓아져있었구.. ^^

참 좋은 시간을 가졌다.. 영화에서만 보던 촛불모양의 전등들.. 그리고 긴 식탁.. 칠면조 고기.. 화이트 와인... 많은 이야기들... ^^;;; 그리고 작은 옥수수에서 옥수수알을 두알씩 뜯어서 자기 식탁앞에 놓고.. 땡스기빙데이를 맞이하여 자기가 감사드리고 싶은 사람 두명에게 옥수수알 하나씩 내밀며 감사인사를 하는 시간도 가졌지.. 영화에서 이런 장면 봤는데 똑~~~!!같이 하더라구... 너무 신기했지.. 우리로 말하면 새해 덕담하는전통이랑 비슷한 건가??? ^^;;;;

돌아돌아 내 차례가 되어서.. (아띠.. 긴장하고 있었다. --;)

"먼저.. 캐나다 한국 그리고 중국 모든 나라들에게 풍부한 수확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싶구요.. 언제나 나를 지원해주시고 신뢰해주시는 한국의 우리 부모님께 감사드리길 원하고.. 마지막으로 우리를 저녁식사에 초대해주신 필립의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더니.. 다들 좋아하더군 -..-;;; 사실 한국말로 풀어 써놓으니 멋져보이는데 영어론 생각보다 간단했다 -_-;;; 이야기도 많이하고~~ 필립의 앨범도 보고.. 필립이 캠코더로 우리 찍고.. 그리고 캐나다식 '알까기' 놀이도 했다... ^^;;

타국땅에서의 즐거운 경험이었어. 돈주고도 못하는.. 이제 영화에서 외국인들 추수감사절 이라든지 크리스마스때 저녁식사하는 장면을 보면 낯설지가 않을꺼야. ^^ 헤헤..

PS : 토욜 저녁엔 메이저리그 보러갔다. 시즌종료 바로 전날 게임이라서 5900원만 냈는데도 35000원짜리 좌석에서 볼 수 있어서.. ㅋㅋㅋ... 토론토 블루제이스 VS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왜 박찬호 경기보면 덕아웃 바로 옆이나 위에 앉아있는 관중들 볼 수 있잖아? 내가 그중에 하나가 되었지..^^ 1루쪽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덕아웃 바로 옆 제일 앞에 앉았거든.. 히야~!!!! 선수가 땅볼을 쳤을때 유격수가 잡아서 1루로 뿌리는 공의 쉑쉑쉑~! 거리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니까.. 클리브랜드의 '로베르토 알로마' '짐 토메' '케니 로프턴'도 코앞에서 보고.. 등치가 산만하더라... -..-; 재밌었다.. 홈런두 3개나 나오고.. 도루도 2개나 나오고...*^^*

12월 16일날 NBA 워싱텅 위저드랑 토론토 랩터스 경기가 있는데 그거 보러갈 생각.. 마이클 조던을 보겠구나!!!!!!!!! 랩터스의 '빈스 카터' '하킴 올라주원'과 더불어서 말이지! 그런데 농구경기는 야구랑 틀려서 조금 비싸.. 그래서 제일 싼좌석 1만2천원인데.. 거기서 봐야해.. 제일 꼭대기 제일 모서리.. -..-; 크크.. 그래도 그게 어디야.. 마이클 조던의 전설적인 플레이를 볼 수 있는데 말이지..


나의 답글

이야, 정말 좋은경험을 했구나. 동양의 쪼그만 나라서 어학연수온 가난한 학생에게 참 잘 대해주는걸? ^^ 기석이 외모가 번듯해서 그랬나?

지난주초, 추석특박에 이어 10/8~10/10에 서울에 가기되어 집에 들렸었다. 하지만 운행이 너무많아서 집에있던 시간은 거의 없었지. 어쨌든 부모님들 모두 건강히 잘 계셔. 그나저나 어머니께서 네 걱정이 참 많으시다. 미국가지 말라고..

그곳 현지 분위기야 네가 훨씬 잘 알겠지만, 내 생각에도 미국엔 될수있으면 가지 마라. 바로 지척에있어 가기도 쉽고 또한 쉽게 갈수도있겠지만, 조금만 자제했으면 하는 생각이야. 미국에가면 당연히 관광객이니 사람많은 곳에 가게될테니. 부모님 걱정 많으시니 그렇게 하도록 해라. 비록 전장에서는 멀리 떨어져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전시국가 아니냐? 그리고 될수있으면 운전은 하지말고.

그래, 날씨가 쌀쌀해진다. 그곳은 이곳보다 살짝 더 춥겠지? 무엇보다 몸조심,건강조심하고.. 자주들려 얘기들려다오. 재미있다. ^^ 그리고 나중에 돌아와서 네가 보더라도 좋을테니까.

ps. 흐음.. 내가 둔한건가? 추수감사절 나오는 영화를 본적이 없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