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May 2001] The Power Principle.

2004. 5. 31. 20:37Thought

어제 저녁, 며칠 전 소개했던 이 책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결론은, 20분만에 다 읽을 책이 아니라는 것. 다시한번 음미해 봐야만 할 것 같다.

이 책의 번역자는 '장성민'이다. 그는 정치인이다. 그의 이력서를 보면 '대통령 비서실 정무비서관', '대통령 비서실 국정상황실장', '현 민주당 국회의원(우리동네. ^^)'라 되어있다. 해외출판평론가, 번역가로도 활동을 좀 하는데, 이 책을 번역하게 된 동기를 당연히 다른 번역자처럼 역자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사람의 위 이력 중 '대통령~'은 현 김대중 대통령 밑에서 쌓은 것.

'...저자는 참된 지도력의 상징적 모델로 간디와 넬슨 만델라를 내세우고 있지만, 역자는 이 책의 번역을 마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김대중 대통령이야말로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한 원칙 중심의 지도자로서 가장 적합한 실증적 모델에 가깝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 내가 본 김대통령은 한번 정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많은 정치적 손실을 당한 경우에도, 상황이 먼저 바뀌기 전에는 절대로 원칙을 쉽게 바꾸지 않아 온, 원칙 중심의 지도력을 철저히 유지해 온 정치지도자이다. 내가 이 책의 가치를 쉽게 발견하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도 어쩌면 지도력에 관한 저자의 주장이 내가 체험하고 있는 현실과 너무도 흡사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후략)'

어제 저녁, 처장님께서 대둔산 기슭의 '전북 운주'라는 곳에서 저녁약속이 있으셔서 그곳에 가게 됐다. 그곳은 전북과 충남의 경계선으로, 대전에서 논산, 연산사거리, 양촌을 거쳐 약 40여분 걸려 운주삼거리에 도달하여 전주방향으로 우회전 해서 약 50여미터 전방 좌측에 있는 '일미 한우'라는 허름한 시골 음식점이 목적지. 그곳의 고기맛은 정말 지금까지 먹어 본 그 어떤 고기보다 맛있다. 문자 그대로 혀에서 살살 녹는다. 그래서 오히려 건강에 안좋을 것 같은 생각. 너무 맛있다 보니 아무런 양념 없이 그냥 고기만 먹게 되기때문. 근처를 지나게 되면 꼭 가보길. ^^

그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몇몇 호남사람들이 며칠전의 보궐선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매한 사람들이었다.

민주당은 호남지역에서 한 석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요즘 호남의 인심이 그렇다. 왜? 김대중 대통령이 (옳바른)원칙중심의 지도력을 펼쳐서 그렇다.

김영삼씨는 원칙중심의 지도력을 펼치긴 했으나, 그 원칙이 잘못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 덕에 그 사람은 나라를 말아먹을 뻔 했으나, 여전히 영남사람들의 극진한 대접, 지지를 받고 있다.

김영삼씨는 대통령에 당선 된 후 고질적인 영호남의 갈등을 봉합하려 하기보다는 영남지방에서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단단히 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영남우대의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꼭 그것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경제는 파탄났으나 영남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

김대중 대통령은 고질적인 영호남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김영삼씨때만큼은 아니지만 평등, 혹은 호남에 비해 영남우대의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호남인들의 지지를 잃은 것. 물론 김영삼이 파탄내놓은 경제때문에 영남경제도 파탄나서 김대중 대통령은 영남에서도 전혀 지지를 못받고 있다.

민중은 우매하다. 어떤 것이 옳바른 원칙중심의 지도력인 지 분별하지 못한다. 그 결과 그들은 실리적 지도력만을 이해하고 그런 지도자를 지지한다. 소수의 똑똑한 이들만이 안다, 어떤 것이 옳바른 원칙중심의 지도력인지. 하지만 정치권에 있는 몇몇 똑똑한 이들은 우매한 민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들과 같은 실리적 지도자만을 따른다.

뭔가 획기적인 변혁이 있지 않은 한, 다음 대선에서 또다시 정권이 바뀔 것 같다.

과연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