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May 2001] 사람다루기 2

2004. 5. 31. 20:35Thought

결국 이 란은 일기의 형식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아니, 아예 'thoughts'에서 'diary'로 방제를 바꿔야만 할 것 같다. 어쨌든, 오늘 역시 며칠 전의 글에 이어진 생각이다. 아니 생각은 전 글을 썼을 때 했으나 그동안 너무 바빠서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


'Blaine Lee'가 지은 'The Power Principle(지도력의 원칙, 장성민 옮김/스티븐 코비 서문)'을 보면 상대방에게 지도력을 발휘하는 방법은 '강압적 지도력', '실리적 지도력', '원칙 중심의 지도력'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뻔히 짐작할 수 있듯이 가장 이상적인 것은 후자일 것이다(난 이 책을 20분만에 다 읽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강압적 지도력'은 상대방에게 '두려움'을 주어 '일시적, 대응적 통제'를,
'실리적 지도력'은 상대방에게 '적정보상'을 주어 '기능적, 대응적 영향력'을,
'원칙 중심의 지도력'은 상대방에게 '존경심'을 심어주어 '지속적 주도적 영향력'을 끼친다고 한다.

군에서 행해지는 것은 당연히 첫번째. 위계질서가 분명해야만 하는 조직체이고, 더구나 장교라면 몰라도 사병의 세계에서는 대부분은 자신이 원해서가 아닌 어쩔 수 없이 일시적으로 '시간을 때운다'는 자세로 임할 수 밖에 없는 곳이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그러한 단기간에 있어서, 더구나 일반 사회와는 달리 후임병이 선임병에게 어떤 feedback을 줄 수 없는 곳이기도 하고,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이 단순노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사회에 있을 때 난 다른 사람에게 어떤 지도력을 보였나. 글쎄, 불행히도 그렇다 할 지도력을 보인 기억이 없다. 동아리 활동도 거의 없었고, 더구나 우리 95학번을 마지막으로 과가 없어져서 대부분의 후배와의 교류도 단절되어 버렸고(물론 학부생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내가 소홀하기도 했지만), 선배들과의 관계도 그렇게 찐득찐득한 관계를 만들지는 못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몇몇 과 선배, 동문 선후배들과의 교류가 있기는 했지만, 졸업 후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나의 입대때문에 교류가 거의 단절되버리다 시피 했다.

지도력을 보였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실리적 지도력'에 가까운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말 이상적인 '원칙 중심의 지도력'을 펼쳐보인다면, 효과가 있으려나? 글쎄올시다.


군대, 동물의 세계 - 강압적 지도력
이상적인 인간세계 - 원칙 중심의 지도력
현실적인 자본주의 인간세계 - 실리적 지도력


이것이 현실 아닐까? 내가 너무 자본주의의 물질주의에 물들어 있어 그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