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Apr 2001] 천상의 선율, 모짜르트 오페라 마적 中 밤의여왕 아리아 - 조수미

2004. 5. 31. 20:17Art

Mozart DIE ZAUBERFLOTE "Der Holle Rache..." (Queen of the Night)

내가 이 곡(들리는 곡은 다른 곡임..)을 처음 들은 것은 90년대 중반 '썬키스트 훼미리 쥬스'CF에서였다. 이곡의 유명한 부분을 조수미가 부르는 장면이었다.TV로 별 관심없이 들어선지 당시엔 별다른 감흥을 주진 못했다.

그러다 내가 다시 이 곡을 듣게 된 것은 1996년 10월 초순의 어느 저녁, 서울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서울대 개교 5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였다. 난 그날 숨이막혀 죽는줄만 알았다...

그 음악회는 성악 중심으로 이루어 졌었는데, 성악가들은 대부분 서울대 음대 교수들이었고, 제일 마지막으로 조수미가 부르게 되 있었다. 물론 조수미가 유명하니까 그랬겠지만, 난 그날 밤 집으로 가면서 만일 조수미가 먼저 불렀다면, 서울대 음대 교수들이 노래할때 아마 '야유'를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음대 교수님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학교 음대교수님들의 노래소리와는 정말 비교도 안되는 노래소리라는 뜻이다.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정적 속에서 울려퍼지는 소프라노의 소리.. 갑자기 숨이 막힐 듯한..

앞의 글에서 언급했지만,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 난 플룻의 그 아름다운 음색에 정말 홀딱 빠졌었다. 그런데...

난 조수미의 노래를 들으며, '내가 그토록 아름답다고 느끼던 플룻소리가 정녕 저토록 듣기싫은 소리였던가'하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조수미의 노래소리는 카라얀이 말했던 그대로 '천상의 소리, 신이내린 목소리'였다. 난 정말 숨이 막혀 죽는 줄만 알았다.

그 다음날, 나는 바로 이 곡이 들어있는 조수미의 음반을 샀다. 그 음반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더욱이 독일에서 생산된 그 음반의 수록곡 리스트의 마지막에 뚜렷히 한글로 씌여있는 '보리밭'이라는 글자를 보며 '보리밭'을 들었을 때는, 정말 가슴 속에서 울컥 밀려오는 그런 말로 표현 못할 감정을 느꼈다.

ps. 94년 9월 조수미의 칠레 연주에서 에두아르도 페리 칠레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 발전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 개인의 음악을 통해 국가의 이름을 떨칠 수 있다는 것은 더욱 놀랄 일이다. 오늘 처럼 한국이라는 나라가 높이 보인 날은 없었다." 라고 말했다. 조수미는 이어서 칠레에서 '94년 최고 예술가상'을 받았다. - The London Philharmonic & Sumi Jo in Seoul 중에서.

ps2. 조수미 팬클럽 http://soback.kornet.net/~osolemio/josumi

-저의 음반-
'VIRTUOSO ARIAS' ERATO 1994.12.
모두 다 주옥같은 노래들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조수미의 팬이라면 꼭 한 번 들어봐야 하는 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