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Apr 2001] 암흑의 정적 속에서 피어나는 가냘픈 플룻 소리, 차이코프스키 바이얼린 협주곡.

2004. 5. 31. 20:08Art

이곡은, 아마 누구든지 한번 들어보면 '아~, 이거'하고 한번쯤 어디선가 들어봤다고 하는 그러한 곡이다. 그만큼 유명하고, 선율이 아름다운 곡이다.

이 곡의 1악장의 주제선율은, 정말 널리 알려져 있고, 그만큼 아름답다.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그 선율은, 참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그러한 묘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내가 이 곡을 소개하는 것은, 바로 플룻때문이다.

내가 있는 관사의 아래층에 사는 가족 중, 플룻을 연주하는 사람이 있다(누군지는 나도 모른다. 참고로 난 지금 상병 6호봉이고, 장군운전병이어서 장군관사에 있다. ^^). 가끔, 그 사람이 플룻을 불 때면, 난 이 곡이 생각난다.

누구는 이 곡의 클라이막스는 1악장에서 모든 관현악기들이 함께 주제를 크게 연주하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곳이 아니다. 약 10분여가 지났을 즈음, 모든 악기가 연주를 멈춘 그 짧은 정적이 있은 후, 혼자 가늘게 울려퍼지기 시작하는, 주제를 연주하는 플룻소리. 그 부분이 바로 클라이막스다.

고3때, 이 음악을 처음 들으면서 난 방의 불을 다 끄고, 커텐을 쳐 놓고, 방문을 닫고, 조그마한 내 방안에서 눈을 감고 들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마음을 실어 그대로 음악의 물결을 타고 흘러갔다. 그러기를 약 10분여...

갑자기 찾아온 정적. 아무소리도 나지 않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암흑의 정적 속에서 한줄기 가느다란 밝은 빛과 같이 들려오는 가냘픈 플룻 소리... 난 숨이 '턱' 하고 막혀버렸다.

그날 이후로 난 '플룻'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 귀를 귀울여 그 플룻 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저의 음반-
Jascha Heifetz, Leiner, Chicago Symphony orchestra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소리는 정말 경이로울 뿐이다. 더이상의 찬사가 필요없는 바이올린계의 거장. 베토벤, 브람스, 부르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모두 하이페츠의 연주로 가지고 있는데, 어느 것 하나 실망시키지 않는다. 하이페츠의 연주라면 뒤돌아보지 않고 사도 됨! ^^ 좌측의 음반은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외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RCA'의 'red seal' 시리즈죠.

Jascha Heifetz, John Babiroli,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이 연주가 위의 연주보다 더 오래된 연주입니다. 시벨리우스,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도 들어있는데, 오래되서인지 음질은 별로 입니다. 위의 연주보다는 좀 건조하고 다소 성급하게 들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