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Feb 2013] 국민연금, 기초연금

2013. 2. 19. 08:24Thought

선배님의 페북을 통해 덴마크의 복지제도와 세금이라는 오마이 포스트를 보게 되었다.

보편적 복지라는 것은 사회적 안전망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문화적 발전의 핵심이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망해도 살 수 있다는 믿음 하에) 비전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고, (돈을 덜 벌어도 살 수 있다는 믿음 하에) 자신이 좋아하는 학문이나 문학 활동을 열심히 할 수도 있고, 그런 환경에서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다양한 분야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믿음이 없다면 대기업에나 들어가서 일하려고만 들 것이고, 이는 경쟁력의 편중, 부의 편중, 다양한 문화의 발달저해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난 내가 다른 사람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건강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국민연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하더라도, (물론 아깝기는 하지만, ㅋ) 거부감은 없다. 이를 통해 부의 재분배가 잘 이루어지고 보편적 복지의 구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낼 의향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세금이나 보험료 등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사용되어야 하며, 또한 사회적 합의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실현을 위해, 기초연금을 지급할 시 국민연금을 이용할 계획이라는 뉴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난 나중에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소액만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기초연금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 아니, 찬성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이용해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사회적 합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제 막 생성된 신뢰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보편적 복지를 실현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나 그리고/또는 내 주변사람들도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합의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있어서 계획적인 복지제도의 중요한 한 축은 국민연금제도이다.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 반 기대 반인 상황이다. “2060년경에는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더라”라는 이야기가 나도는 상황에서 기초연금을 국민연금을 이용해 지급한다고 하면, 국민연금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신뢰가 깨질 수밖에 없다. 이제 안정화되기 시작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면, 보편적 복지를 위한 다른 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대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걱정 속에서도 기대하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더 이상 손상시켜서는 안된다. 불필요한 예산을 전용해서, 또는 세금을 더 많이 걷어 기초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니 뭐니 해서 법인세나 인하하는 우스꽝스러운 행정을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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