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Oct 2004] 열정.
2004. 10. 5. 00:07ㆍThought
가슴 속에 뜨거운 태양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지지 않는, 꺼지지 않는.
건반, 색소폰, 트럼펫,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그리고 프레임 안에 들어오지 않은 드럼 연주자.
음악이 직업은 아니더라도,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는 열정. 우리 밴드부 '수습처'도, 언젠가는 이런 공연을 할 수 있을까? 한달에 한번의 합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멋지진 않지만(?) 합주를 하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행운이다. 하지만 더 큰 열정을 가슴 속에 품고싶다. 병모형의 miol, Music Is Our Love. 갑자기 반성하게 된다.
마로니에 공원의 행위 예술가. 눈을 보지 않았을 때는 '물동이를 인 여인 동상'인 줄 알았다(손가락으로 사진 속의 여인의 눈을 가리고 한번 보라, 정말 그렇다). 눈동자를 보니, 살아 숨쉬는 사람. 저 물동이 속엔 관람객들이 넣은 돈이 있었다. 참 멋진 여인이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밤이면 기타를 들고 나타나 짤막한 공연을 한 후 소년소녀 가장을 돕기 위한 모금을 하는 아저씨. 매일 하시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매일은 아니겠지.
사실 저 아저씨를 처음 본 것은, 2년여 전인 02년 8월 하순이었다. 변리사 2차 시험을 성균관대학교에서 치른 후, 마로니에 공원을 배회(?)하고 있었다. 어둑해질 무렵, 저 아저씨가 나타나 몇가지 노래들을 곁들인 공연을 하였던 것. 그리고 공연의 말미에는, 자신이 소년소녀가장을 돕고 있다며, 기타 케이스에 성금을 조금씩 받았다. TV에도 나왔다고.
이날 저녁에도 그날의 그 아저씨를 생각하며 혹시나 하고 있었는데,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약간은 쉰 목소리와 함께. 이 아저씨의 짧막한 공연이 재밌기도 했지만,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변함없는 모습으로 2년여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니, 부끄러워지더라.
앞의 Jazz 연주 그룹. 행위예술가. 그들도 멋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자신의 취미, 혹은 취미 이상의 것을 넘어서, 타인,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남겨두고 그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 이 아저씨야말로, 가슴 속 깊이 꺼지지 않는 진정한 열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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