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Sep 2004] 두물머리의 아침, 그리고 관점.

2004. 9. 30. 23:55Thought

양수리의 두물머리에 다녀왔다. '두물머리'는 두개의 물줄기가 만나 하나의 물줄기가 되는 곳이라는 뜻. 좀 더 설명하자면, 금강산에서 시작된 북한강과 강원도의 용검소라는 샘터에서 시작된 남한강이 만나 하나의 한강이 되는 지점이다. 사실 양수리(兩水里)라는 지명이 바로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두물머리는 원래 양수리의 순우리말 지명이었으나, 지금은 양수리의 한 장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본다. ^^

일출 전에 도착하기 위해 눈비비고 새벽에 일어나 차를 몰고 갔으나, 중간에 길을 일어 잠시 헤매는 사이, 해가 떠버렸다. 그래도 약간은 희뿌연 때에 도착해서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쉬운 것은 물안개가 전혀 없었다는 것. 지난번 남이섬에서는 물안개가 너무 멋졌는데. 상상컨대 두물머리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남이섬은 비교조차 되지 않을 것 같다.


04년 09월 27일, 두물머리의 아침. (6시 20분경)


프레임만 달리한, 동일 장소, 동일 배경. (F11키를 누르시오)
35mm렌즈로 피사체를 좀 더 작게 해서 찍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위 사진들. 비슷한 시간에 촬영한 동일 장소, 동일 배경의 사진들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살짝 돌렸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하늘이 차지하는 여백의 비율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매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삶이라는 것 자체가 그러한 것 같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괴롭다 하더라도, 살짝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나름대로 의미있고 입가에 미소를 띨 수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ps. 이날 사진을 대략 60여장 찍어댔는데, 대략 마음에 드는 것은 7~8장 정도에 그쳤다.
       사진 내공 증진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 같다. ㅡㅡ;


두물머리에서의 다른 사진 한장.

두물머리는 예전에는 상당히 발달했던 포구였다고 한다. 그 상징적 의미로 나룻배(?) 하나를 정박시켜놨더라. 팔당댐을 건설한 후 육로교통이 발달하면서 포구가 쇠퇴했고, 그 후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보호구역이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위 사진을 보면 좌측의 물줄기와 우측의 물줄기가 만나 하나의 물줄기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양평의 별장(?)에서 바라본 하늘.

새벽에 두물머리에 갔다가, 들렀다. 아버지께서 가 계셔서. 아침엔 구름이 많았는데, 날이 밝으니 하늘도 맑아졌다. 점심은 인근의 덕소에 있는 장어구이집에서. 입에서 살살 녹았다. ^^


텃밭의 도라지꽃. 참으로 멋없게도 한가운데에 피사체를 놓고 찍다니..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