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May 2004] 나의 첫 ebay 만년필, Parker 75 insignia.

2004. 8. 26. 22:36Fountain Pens

이 펜은 2차 수험생이던 작년 봄, 그러니까 2003년 3월 20일 ebay에서 낙찰받은 만년필이다. ebay를 통한 첫번째 만년필. 그만큼 애정이 컸다. 전체적인 모습은 다음과 같다.


위 사진에 나타난 것처럼 캡과 배럴에 얇은 격자무늬가 있다. 다음에 소개할 파커 75 버메일과 달리 격자무늬의 깊이와 홈이 얕고 얇다. 캡과 배럴은 14k 금도금이며, 펜촉은 14k 금촉 F닙.

파커 75는 파커사의 불후의 명작으로,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까지 미국에 있던 파커 공장에서 생산되었고, 80년대부터 단종이 된 90년대 초까지는 프랑스의 공장에서만 생산되었다. 이 중 명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바로 미국에 있던 파커 공장에서 생산된 75.

미국에서 생산된 75는 피드가 프랑스에서 생산된 것과는 달리 일자로 된 통자이며, 펜촉에는 Parker, 14k, USA 라고만 씌여있다.


위 사진의 내 75는 바로 1970년에 미국에 있던 파커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서, 수많은 파커 75의 변형예 중의 하나인 Insignia라는 명칭의 펜이다.

위의 펜촉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펜촉 주위에 눈금이 표시되어 있다. 펜촉이 요즘의 펜과 달리 adjustable nib이라고 해서 사용자가 임의의 각도로 회전시켜 고정시킬 수 있게 되어 있다. 그 대신 그립에는 홈이 파여있어서 항상 일정한 각도로 펜을 잡을 수 있는 것. 그 당시 파커사의 특허발명이었다고 한다.

F닙이었는데, 요즘의 EF닙 정도의 세필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닙이 약간 길이 들지 않아 고생했던 펜. 오래된 펜이어서인지 캡과 배럴의 끝부분에는 약간의 스크래치가 있었다. 물론 몸체에도 hairline이 있었으나, 그것은 신경쓸 필요가 없었고.


낙찰받은 가격은 80불에 배송비 12불, 총 92불에 독일의 Tom Westrich라는 사람에게서 샀었다. 첫번째 ebay 만년필이라는 의미때문에 애착이 많이 갔었으나, 결국 후에 Parker 75 Vermeil을 구입하고서는 마음 독하게 먹고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렸다.

기억이 많이 나는 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