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Apr 2006] 1박3일의 일본여행 - 첫째날. 도쿄도청, 신주쿠교엔, 점심식사. (2/6)

2006. 4. 9. 08:51Tokyo, Hakone 2006



Mitui 빌딩 앞에서 바라본 도쿄도청

도쿄도청은 45층이 이르는 두 개의 동이 기단부에서 서로 연결된 큰 건물이다. 45층이지만 한 층의 높이가 커서 전체적인 높이는 훨씬 더 높게 보이고.. 그래서 신주쿠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다 나타날 때에는 건물들 틈 사이로 일부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우연히 Mitui 빌딩 앞에서 보니 이렇게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저 나무들의 잎이 무성해지면 이렇게 볼 수도 없겠지. 그러면 어디서나 도쿄도청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으려나.. 흠.

 

도쿄도청 꼭대기에는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1층으로 입장하면 간단한 가방검사만을 받은 후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순식간에 전망대에 도착. 입장료는 무료였다. 이하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쿄도심 사진 몇장.

 

 


후지산 쪽을 바라본 모습.

날이 좋을 경우 사진의 우상단 지평선 부근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도쿄도청 전망대에서 야경을 보면 참 멋있을 것 같았지만, 오다이바에서의 야경 또한 멋있다고들 하여 어쩔 수 없이 낮에 왔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오다이바에서의 야경 역시 놓칠 수 없는 것이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일정을 잘 짰다면 도쿄도청 전망대에서도 야경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





하네다 공항에서 시나가와로 가는 전철을 탔을 때, 지상 구간에서 간간히 벚꽃이 활짝 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일본의 벚꽃구경도 할 겸 신주쿠의 新宿御苑(신쥬쿠교엔)으로 갔다. 아, 이에 앞서 신쥬쿠역 근방의 요도바시카메라 라는 곳을 들러서 카메라와 캠코더를 사려고 했는데, 일본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우리나라의 enuri.com에 해당하는 kakaku.com에서 조사한 최저가격과 너무 가격차이가 나서 그냥 패스.




신쥬쿠교엔은 1906년 황실 전용 정원으로 지어져 1949년 국민 공원이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식 정형 정원과 영국식 풍경 정원 그리고 일본식 정원이 조화를 이룬 정원이라고 하는데, 뭐 내가 이걸 구별할 수 있을 턱이 있나. 그냥 잘 꾸며진 공원 정도로 보였다. ^^;;;







토요일 오전, 신쥬쿠교엔은 굉장히 많은 인파로 붐볐다. 대부분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

 

 


벚꽃은 만개하였고.. 신쥬쿠교엔에는 벚나무들이 정말 많은데, 정말 장관이었다.

 

 


잔디밭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 가족 또는 연인들.

신쥬쿠교엔에는 넓디넓은 잔디밭도 정말 많았는데, 인상적인 것은

1. 그 어디에도 '들어가지 마시오'와 같은 푯말이 없었으며,
2. 99%의 일본인들이 돗자리를 가져와 잔디밭에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3. 그 어디에도 잡상인들이 없었으며,
4. 99%의 일본인들이 도시락을 싸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가족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었고,
5.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어떠한 쓰레기도 없었다는 것..

우리는 돗자리는 없었지만 가지고 있던 종이를 이용해서 잔디밭에 앉아 있다가, 너무 기분이 좋아 한 30분 정도 낮잠까지 잤다. 뭐, 이상한 거 아니었다. 다른 일본인들도 편하게 자유롭게 잠도 자고 놀이도 하고 그러기에, 우리도 편하게 휴식을.. ^^

 

 


신쥬쿠교엔에서 와이프. 화사한 벚꽃보다 훨 이쁘다~ *^^*

 

 


 

 



그림 그리는 "할머니"들.

물론 일 단면일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취미생활을 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신쥬쿠교엔에서도 취미로 그림그리시는 할머니들을 여럿 볼 수 있었으며, 또한 (나처럼) 큰 SLR 카메라를 들고다니시며 취미로 사진을 찍는 할아버지들도 정말 많이 봤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pocket형 카메라를 주로 이용하고..

나이가 든 후 공원에서 시간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취미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 선진국이라서 가능한 것일까..

지하철에서 정말 허름하게 보이는, 그러나 참 깔끔하게 차려입은 40대 후반의 마른 체형의 아저씨를 봤는데, 테니스 라켓을 들고 있더라고. 일본에서 이런저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종신고용"이라는 제도로 인한 효과는 우리나라와 같이 고도성장을 거치던 시기에도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게 하는 효과 외에, 이직이나 실직 등의 다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자그마하지만 지속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자신만의 취미를 갖게한 효과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도시락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우리는 신쥬쿠교엔에서 사진찍고 잠만 잔 후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신쥬쿠교엔 인근, 점심식사를 위해 우리가 들린 한 가게. 

そば增田屋(소바조오뎅야)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이었는데, 바깥에 모형 메뉴와 가격이 있었다. 밖에서 결정하고 들어가려다, 우리는 메뉴판에도 그림이 있겠지 하고 그냥 들어갔으나.. 메뉴판에는 그림이 없었고 글자만 가득.. ㅡㅡ;

다행이도 추천메뉴(おすすめメニュー, 오스스메메뉴우) 두 가지가 있길레 그걸 시켰다. ^^;

冷も揚げもちおろしそば(750¥)와 冷も待製そば(800¥)였는데(둘 다 소바), 맛있었다!

 

 


떡도 들어 있고 새우튀김도 들어 있고 삶은계란도 들어 있던 冷も揚げもちおろしそば.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