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Dec 2005] 차분함과 약간의 긴장, Bach의 Goldberg-Variations

2005. 12. 17. 20:30Art



내일은 지난주 일요일에 이어 방통대 기말고사. 우, 힘들어 죽겠다, 도대체 쉬는 날이 없네. 다음주부터는 각종 송년회가 줄줄이 있으니..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 토요일은 당직(!)이고.. 며칠 전 드디어 내 품으로 들어온 은둥이(나의 은빛색 Grandeur TG 애칭 ^^;)는 계속 주차장에만 있고.. 지하주차장 형광등 불빛이 아닌 햇살 아래서의 자태를 아직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의 총 주행거리는 12Km. 아직 사진도 못찍어줬네. 그동안 대략 4달 동안의 사진들도 아직 컴퓨터에 저장만 되어 있고.. 그것도 정리해야 되는데. 일단은 내일로 다가온 시험준비나 먼저.


토요일 오후, 공부를 하려드니 잘 집중이 안되서 오랜만에 거실의 CD player에 음반을 걸었다. Bach의 Goldberg variations. 위에 보이는 Kempff의 음반인데, 위의 링크는 Kempff가 아니라 글렌굴드의 1981년 연주다.


살짝 긴장하여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잔잔하게 흐르면 긴장이 누그러들면서 차분해진다. 그래서 학생시절에도 즐겨들었는데, 군대에 갔다온 후 음악과 멀어지면서 한동안 소원했다.


위 빌헬름 켐프의 음반을 구입한 것은 1996년 말인가 1997년초인가의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종로3가의 Music Land라는 음반점이었는데, 당시에는 그 음반점에 어느 정도 규모의 고전음악 코너가 있어 홀로 자주 찾아가곤 했었다. 그곳의 제일 위 첫번째 줄에 걸려있던 음반. 흡사 거미줄을 연상케 하는 자켓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당시 Kempff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즐겨듣고 있어 이 음반을 선택했다.


그 후, 위 링크를 걸어놓은 글렌 굴드의 1981년 녹음 음반을 듣게 되었는데, 온 몸과 마음이 녹아들 것만 같은 그 느릿느릿한 템포의 연주에 한껏 매료되었다, 음반 속의 그의 허밍을 나도 모르게 따라하며.. 그러나 이상하게 굴드의 음반을 살 기회는 없었고..


오늘 공부하다 말고 갑자기 굴드의 연주가 너무 듣고 싶어서 http://www.hottracks.co.kr를 뒤졌으나 "품절"이라는 선명한 두 글자. 이상하게 연이 닿지 않는다. 결국은 사려던 음반은 사지 못하고 그동안 점찍어 두었던 다른 음반 몇장을 주문했다. 예전에 개구리님의 블로그로부터 퍼온 동영상으로 소개한 적 있는 Yundi Li의 리스트 La Campanella 연주가 들어있는 음반, 또 Yundi Li가 연주한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몇곡, 안단테 스피아나토 그랜드 폴로네에즈, 연습곡 몇곡과 녹턴 몇곡이 들어 있는 음반..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은 피아노 연주도 멋지지만 Cembalo연주도 참 아름답다.


오늘밤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