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Jul 2005] 꿈.

2005. 7. 11. 06:26Golf

어제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식사를 했는데, 갑자기 속이 안좋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더 안좋아졌다. 체한 것 같았다. 결국에는 점심도 못먹었다. 아침식사내용을 돌이켜보면, 평소와 별반 다를 것도 없었는데.

오후에 소화제를 사먹은 후 조금은 나아진 듯 했으나, 저녁식사 후 다시 안좋아졌다. 그래서 어제는 밤 9시부터 잠을 청했다.

한시간쯤 흘렀을까. 숨을 내쉬고 다시 들이마시려던 그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나의 입과 코를 완벽하게 막아버렸다. 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아,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구나... 도대체 누구지? 갑자기 누가 나의 입과 코를 이렇게 막고 있는 거지?'

한동안(정말 길게 느껴졌다) 숨을 못쉬며 온몸을 바둥거리며 괴로와했는데, 내 입과 코를 막고 있던 그 누군가가 갑자기 사라졌다. 난 다시 호흡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게 꿈이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생생했다, 그 순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조금 전 6시에 일어났으니, 자리에 누워있던 시간은 총 9시간여. 하지만 몸이 안좋아서인지 중간중간 자주 깨서, 조금 피곤하다. 아직도 몸이 완전하게 원상태로 돌아온 것도 아니고.


지난 7월 초, 남여주CC에서 골프를 쳤는데, 지난 중원GC에서보다는 낳았지만 여전히 예전보다 못했다. 갑자기 왜 이렇게 폼이 무너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는지. 아이언은 그럭저럭 맞는데, 그래도 탄도가 예전보다 낮아서 불안. 드라이버는 왜 그렇게 잘 안맞는지. 아무래도 다시 레슨을 받아 폼을 교정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첫 수중전을 경험. 비가 무지하게 쏟아졌다. 물에 빠진 생쥐같이 되었으나, 비를 맞으며 라운딩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 그러나 17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있을 때 갑자기 번개가 10m 앞쪽에 떨어졌다. 17번홀은 페어웨이가 'ㄱ' 모양으로 꺾인 dog leg 홀이어서 티잉그라운드에 모니터가 있었다. 앞팀이 어디까지 이동했나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런데 그 모니터가 번개에 맞아 '파지직' 거리며 나가버렸다. 내 생애에 번개가 그토록 가까운 곳에 떨어진 것은 처음. 천둥소리와 달리, '번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파찌찌직'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공기를 가르며 번쩍거리던 번개.

그 직후, 우리팀 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라운딩을 중단했다. 결국 3홀은 하지 못하고 철수.


돌이켜보면, 그날 비를 잔뜩 맞아 몸 상태가 안좋은 상황에서 피로가 쌓인 것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