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Dec 2004] 문화의 향기.

2004. 12. 24. 01:12Thought

6시가 조금 넘어 퇴근해서 종로로 갔다, 대학 과 친구 성우와 석이를 만나러. 성우는 이번 일요일에 출국. 석이는 올 여름에 과 동기 박사 1호가 되었는데, KIAS에서 포닥을 하고 있는 아주 촉망받는 신진세력. ^^

약속 시간은 7시 30분, 장소는 교보문고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통로. 교대역에서 3호선을 타고 종로3가에서 내렸다. 5호선 또는 1호선으로 갈아타고 광화문이나 종각역으로 가야 했지만, 종로(鐘路)를 걷고 싶어서 종로3가에서 지상으로.

밤의 종로.

강남과 달리 어딘지 모르게 문화의 향기가 느껴지는. 철골 건물들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철근 건물들이 더 많은 곳. 붐비는 인파,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멋진 고독. 겉멋? 하하.

종로 3가, 탑골 공원과 인사동 근처를 지나 국세청 건물에 도착. 다시 길을 건너 손을 주머니에 넣고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걷다가 발견한 구세군 자선냄비. 마음의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감추고자 자선냄비에 뭔가를 넣고 다시 건너편 길을 바라보며 소요. 10여년 전 고등학생 시절 아껴 모은 약간의 용돈을 주머니에 숨긴 채 자주 들렀던 (지금은 모두 사라진) 도매 음반점들이 있던 거리를 바라보며 잠시 옛생각. 벌써 1년여 전의 옛 일이 되버린 변리사 연수 시절 생각도 잠시. 종각역 7번출구 옆 피자헛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드디어 교보문고. 친구들을 만나 저녁식사는 두사람이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는 폭의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다가 발견한 오징어 불고기집에서.

강북에 있는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친구들이 부러운 점은 딱 하나, 종로가 가깝다는 것.

난, 강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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