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Sep 2010] 가을비 내린 후의 여의도

2010. 9. 6. 07:02Domestic travel

비 내린 후의 여의도 한강가. 파스텔톤 하늘색이 좋다.

태풍이 또 올라온다더니, 오후에 상당한 소나기가 내렸다.
하지만 그친 후에는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불길래, 아내와 재완이와 함께 여의도로.




평소같으면 복작복작했을텐데, 비가 온 후라 그런지 사람들도 없어 좋았다.
특히나 주차장도 여유가 조금 있어,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강가 바로 옆에 주차.




"Love your life, love your dream"이라는 광고가 있던 63빌딩.
이제는 없네.. 관련 포스팅 참조. ^^




차 안에서 엄마 다리를 베고 잠든 재완이.

재완이가 악어가 보고싶다고 해서, 63빌딩 연간회원이기에 그곳으로 가던 중이었는데..
재완이가 차 타서 5분만에 잠들었다. 그래서 63빌딩 앞 한강시민공원으로 급 행선지 변경.




재완이가 잠든 동안, 최근 산 1Q84를 좀 읽고..

이 책, 재미있다. 사실 휴가가서 틈이 나면 읽을까 하고 1~3권을 샀는데,
재완이가 자기도 짐을 싸겠다고 들어, 혼란스러 깜빡 빼놓고 가져가질 못했다. ㅡ.ㅡ;;;

재미는 있는데, 곳곳에 있는 오타가 눈에 띄어 읽는 재미를 급 반감시킨다. 흐름이 끊어지기 때문에..
세상에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하루키" 책에 오타라니.

아무튼, 땀이 나지 않게 적당히 살랑거리는 선선한 초가을바람이
머리결 사이를 지나가는 감촉을 느끼며 책을 읽는 재미란.




재완이는.. 차에서 한 시간 반여 동안 낮잠을 자고 일어나,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엄마 손을 붙잡고 산책. ㅋ

허리춤에 손을 대고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짜식, 많이 컸다.




재완이는 바닥을 보며 걷지 않는다.
덕분에, 사진 좌측에 살짝 보이는 물웅덩이를 첨벙 하고 밟아, 아내가 닦아주는 중.

그 와중에도 좋다고 웃는다. ㅎㅎ




내게 안겨 볼을 꼭 대기도 하고, 서로 찐하게 뽀뽀도 해 주고. 난.. 면도를 안했더니.. ㅡ.ㅡ;;;

아, 내가 뽀뽀해 줄 때의 재완이 표정은, 싫다는 표정이 아니라 장난치는 표정.
"장난꾸리 표정~" 하고 말하며 저 표정을 종종 짓는다. "장난꾸리"는 "장난꾸러기"의 재완이 표현.
지금은 "아이스크림"이라고 제대로 말하지만 예전엔 "아따꿍~"이라고 하기도 했지. ㅎㅎ




어느덧 가로등에도 불이 들어오고..
우리는 장소를 63빌딩으로 옮겼다.




전망대(스카이 아트)에서 바라본 동쪽..




그리고 서쪽..




구슬아이스크림을 먹는 재완이.

63빌딩에 주차한 후 재완이에게 "물고기 먼저 볼까 기차 먼저 볼까?"하고 물었더니 "기차~"
기차를 본다는 것은 전망대에 가서 한강철교 등을 지나는 기차와 전철을 보겠다는 의사의 표명.

기차를 바라보는 곳은 60층 스카이아트의 휴게실 부근.
그쪽을 갔더니 재완이는 제일 먼저 앉을 의자를 찾았다.
그리고는 첫 마디. "아이스크림"

이곳에 올때마다 아이스크림을 사서 의자에 앉아 먹었더니,
이젠 그걸 당연한 첫 수순으로 삼는다. ㅡ.ㅡ;;;




사실 유아의 기억력에 대해 난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며칠 전 이상의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는 기억을 못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재완이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63빌딩에 왔던 것은 벌써 1달 이전의 기억일텐데.




잠자고 있는 물개들..

이어 수족관으로 갔는데.. 일요일 저녁 8시경이라 그런지 매우 한산해 좋았다.
그런데.. 많은 물고기 등이 잠을 자고 있었다.. ㅡ.ㅡ;;;

잠자고 있는 물개는 나도 태어나서 처음 봤다.




손가방이 유리에 비쳤는데.. 재완이 왈..
"저 가방은 물 속에 있고, 이 가방은 물 밖에 있네"




수족관에 나와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옆.




재완이는, 저렇게 엎드려 하얀 돌맹이를 가지고 참도 재밌게 놀더이다.




그나저나.. 빨리 1Q84를 읽고 싶은데, 출근해 보니 할 일은 또 많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