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13 Mar 2008] 노동시장 유연화
기원
2008. 3. 13. 22:31
드디어 2MB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선거 전 많은 사람들의 표심을 붙잡기 위해 내걸었던 많은 각종 공약들은 제끼고, 그가 무수히 외쳐댄 "비지니스 후렌들리(프렌들리가 아니다.. ㅡㅡ;)"를 실현하고자 팔 걷고 나섰다.
노동시장 유연화에는 두 가지가 있다. 수량적 유연화와 기능적 유연화.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인과 경영자들의 사고는 "노동시장 유연화 = 수량적 유연화"이다.
수량적 유연화.. 단기간에 기업의 수익률 향상에는 도움을 줄 것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피고용자의 기술적 숙련도 저하 등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이는 결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 및 수익률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능적 유연화.. 기능적 유연화란, 피고용자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필요에 따라 피고용자를 다른 사업부로 전환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예컨대 현대의 아반떼 조립공정에서 일하는 기술자가 소나타 조립공정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기술교육을 시킴으로써, 아반떼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거나 소나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시 아반떼 조립공정에 투입되던 기술자를 소나타 조립공정에 투입하는 것.. 수량적 유연화 하에서는 유사한 상황에서 아반떼 조립공정에서 일하는 기술자를 해고하는 것이고..
이러한 기능적 유연화를 위해서는 기업 또는 국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고용시장이 안정되어 능률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사업자 입장에서도 근로자의 효율적인 재배치가 가능하기에 윈윈.
나? 솔직히 세금 무지하게 많이 낸다. 모 벌이가 많다는 건 아니고, 벌이에 비해 세금 무지하게 많이 낸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세금이 기능적 유연화와 같은 우리나라 경제체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사안 또는 달성가능하며 달성해야만 하는 사안을 위해 소비된다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태복원과는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는 2MB의 청계천 복원이나 가당치도 않은 한반도 대운하와 같은 전시행정에 내가 낸 세금이 쓰인다고 하면, 아까워서, 정말 너무 아까워서 배가 아프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수량적 유연화라고만 생각하는 생각(이건 철학도 아니다)을 가진 정치인들과 경영자들이 가득한 우리나라의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참고서적: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 공저(?).